[CEO 나의 도전] 배경은 "도전 두려워 않았기에 사장에 오를 수 있었죠"

입력 2017-08-31 21:33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사장

약사 출신으로 마케팅 업무 자원…남편 놔두고 아이들과 미국행
회사 피인수 뒤 직원 고용보장 앞장…"협업과 수평적 기업문화가 도움"



[ 강현우 기자 ]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사장(사진)은 2013년 사장에 선임됐다. 1991년 사노피 한국법인 설립은 물론 1957년 사노피가 한독약품과 협업해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첫 한국인이자 여성 대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배 사장은 “크고 작은 도전 기회를 두려워하지 않고 잡은 게 현재의 나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1993년 서울대 약대를 졸업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 약사가 제약회사에 가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약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자신의 약국을 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배 사장도 약국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산도스(노바티스그룹 계열사)의 한 영업사원이 정말 열심히 담당 제품의 효과를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제약회사 업무에 관심을 두게 됐다. 배 사장은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영업사원을 보면서 나도 새로운 일에 열정을 쏟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영업사원을 통해 산도스 인사부에 ‘약사도 뽑느냐’고 물었고 1994년 입사했다. 첫 업무는 임상연구원이었다.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 등을 검증하는 일이었다. 제품의 효능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케팅 부서와 협업할 일이 많아졌고 아예 마케팅 업무에 자원했다.

배 사장은 “지금은 약사나 의사가 마케팅 업무를 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노바티스로 옮겨 5년여간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2001년 그는 새로 독립하는 노바티스 항암사업부 총괄 자리를 제안받았다. 30대 초반 여성이 나이가 더 많은 남성들을 잘 이끌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팀을 이끄는 건 지시가 아니라 협업’이라는 선배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2001년부터 5년간 항암사업부를 맡는 동안 직원은 13명에서 50명으로, 매출은 열 배 늘었다. 이때 배 사장은 또 한번 도전을 결심했다. 미국 노바티스 본사에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로 가기로 했다. 남편은 일 때문에 한국에 남고 초등학생 딸과 세 살 아들을 데리고 이국땅으로 건너갔다.

예상대로 어려움은 컸다. 세계에서 모인 마케팅 담당자들과 수평적인 관계로 마케팅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일은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였다. 배 사장은 “이때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을 많이 했다”며 “수평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배웠다”고 말했다.

2년 해외 근무 후 귀국한 배 사장은 2010년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인 젠자임코리아 대표로 옮겼다. “어떤 철학을 지닌 회사길래 한국에 50명도 안 되는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까”라는 의문이 동기가 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젠자임코리아 대표를 맡은 뒤 6개월 만에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젠자임을 인수했다. 사노피는 대형 제품 특허가 만료되던 시점이어서 새로운 제품을 보유한 젠자임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사노피로 통합될 때 배 사장은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년간의 통합 과정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소통에 주력한 결과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통합을 완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3년 직전 사장이 한국을 떠나면서 본사에 그를 추천해 사장으로 선임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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